스님에게 빗 팔기


중국 남방의 한 대기업에서 높은 연봉을 내걸고는 영업사원을 모집했습니다. 회사에서는 구름 떼처럼 모여든 지원자들에게 "수단과 방법을 총동원하여 열흘 내에 가능한 한 많은 빗을 스님들에게 팔고 오라" 는 다소 엉뚱한 요구를 했습니다.




응시자들의 반응은 제 각각이었습니다.일찌감치 포기하는 사람, 하는 수 없이 해보겠다는 사람,"스님들은 모두 머리가 없는데 무슨 수로 빗을 팔겠냐"며 화를 내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결국 마지막에 남은 것은 갑,을,병 세 사람 뿐이었습니다.


그들은 각각 나무 빗을 짊어지고 길을 떠났습니다.그리고 각자의 임무를 완수하고 한자리에 모여 자신의 업적에 대해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우선, 갑은 산 속에 있는 절에 가서 빗을 팔려다 스님들에게 면박만 당한 채 쫒겨났습니다.그리고 돌아오는 길에 우연히 산기슭에서 햇볕을 쬐고 있던 한 스님을 만났습니다.스님은 머리가 가려워 연신 긁어대고 있었는데 갑이 빗으로 긁어주자 아주 시원해 하며 빗을 한 개 사주었다고 말을 했습니다.


한편 을은 꽤 큰 절을 찾아갔습니다.참배를 하러 온 신자들의 머리가 바람에 날려 엉클어진 것을 보고 그는 절 주시스님에게 말했습니다.


"저런 꼴로 부처님께 향을 올리는 것은 불경스러운 일입니다.

제단 앞에 빗을 놓아두어 머리를 단정하게 빗은 후 참배를 하도록 하시죠."


이렇게 해서 을은 그 절에 빗 10개를 팔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병은 빗 만개를 팔았다고 얘기했습니다.다른 사람은 물론이고 직접지시를 내렸던 사장조차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이었습니다.

알고 보니 병은 이 평범한 나무 빗으로 '공덕소(공덕을 쌓는 빗)'를 만들었던 것이었습니다.

그는 우선 유명한 절의 주지스님을 찾아가 협상을 했습니다.주지스님이 나무 빗 위에 '공덕소'란 글자를 써서 시주자와 참배객에게 기념품으로 나누어 주라는 내용이었습니다.참배객이 향을 올리고 나면 스님들이 직접 이 빗으로 머리를 한 번 빗겨 준 다음, 그 빗을 참배객에게 기념으로 증정하면 되었습니다.

이렇게 하면 이 절에 참배객들이 훨씬 많아질 것이라며 우선 외상으로 빗 1천 개를 놓고 가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만약 자기 말이 틀리면 돈을 받지 않겠다고 말을 덧붙였습니다.


주지스님은 반신반의 하며 그의 말을 따랐습니다.

그랬더니 과연 단 며칠내에 입소문을 타고 참배객들이 물밀 듯 밀려들었습니다.

주지는 아주 기뻐하며 병에게 빗 만개를 주문했던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