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량철골 아르바이트 후기


몇 년 전 건설현장에서 일용직으로 잠깐 일을 할 때 천장에 텍스를 박아 마감을 하는 작업을 본 적이 있다. 그 때 그 일을 배워볼까 생각을 했지만 다른 일이 있어서 포기했다가 얼마 전 몇 달간의 공백기가 있어 그 일을 한 번 해보기로 했다. 인터넷 구인광고를 뒤지니 일은 쉽게 구할 수 있어서 팀장이라는 사람과 통화를 하고 그 뒷날 바로 작업복과 안전화를 준비해 현장으로 출근을 했다.


경량철골_아르바이트_후기


첫 날 출근을 하니 아무도 없어서 팀장한테 전화를 하니 차에서 공구랑 장비를 내리고 있으니 주차장으로 오라고 하는것이다. 주차장에 가니 팀장이랑 바로 밑에 기공 이렇게 2명이서 합판이랑 각파이프 그리고 다양한 종류의 공구를 차에서 내리고 있었다. 이렇게 내린 장비랑 공구들을 엘리베이터에 싣고 작업현장인 5층으로 옮긴 후 잠깐의 휴식시간을 가졌다.


 


잠깐의 휴식 후 가지고 온 합판이랑 파이프, 그리고 파이프를 올려놓는 구조물로 작업대를 만들기 시작했다. 텍스나 석고를 천장에 붙이기 위해선 금속으로 된 구조물을 만드는 골조작업을 먼저 해야하는데 이 골조가 천장에 지탱을 하기위해선 전산볼트라는 긴 볼트를 길이에 맞게 자른 다음 행거와 스트롱앙카를 조립하여 천장에 구멍을 뚫어 박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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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거 조립이 완성된 전산볼트


첫날에 내가 한 작업은 현장에서 '아시바'라고 부르는 작업대를 만들고 전산볼트 조립과 골조작업에 사용되는 케링과 엠바를 기공이 불러주는 사이즈대로 잘라서 작업대 위에 올려주는 일이었다. 몸을 움직이는 일이지만 노가다라고 하기엔 노동강도가 그렇게 크지 않았다. 그런데 문제는 그 다음날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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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완성된 골조에 석고판이 부착된 모습


아침에 현장에 출근하자마자 석고와 마이톤을 옮기자고 한다. 석고는 9.5mm, 12.5mm두께의 합판크기고, 마이톤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텍스다. 박스로 포장된 마이톤과 달리 석고는 무게가 좀 나간다. 장당 무게는 얼마되지 않지만 3~4장씩 옮기기 때문에 좀 옮기다보니 나중에는 팔에 무리가 가더니 점점 옮길 수 있는 거리가 짧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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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경량철골 작업에서 석고를 옮기는 작업과 작업대(아시바)를 만드는 작업은 전체 작업의 거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석고를 작업 현장까지 옮겼다면 시공을 하는 자리까지 또 옮겨야 한다. 적당량을 계산해서 옮기지 못하면 나중에 다시 치워야하는 일을 또 해야하기 때문에 넓이에 따른 석고의 사용량 계산을 잘 해야 고생을 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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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장 마감재 중 하나인 마이톤


이렇게 옮겨진 석고는 사이즈에 맞게 재단을 해서 철골에 부착을 하는데 이 때 사용하는 공구가 매거진이다. 총알처럼 여러 개 달린 형태의 피스를 장착해 자동으로 박는 공구로 보기와는 달리 실제로 해보면 잘 박히지 않는다. 현장에선 석고 재단과 매거진 작업만 잘 하면 준기공 대접을 받는다. 물론 기공이 되기위해선 다양한 형태의 몰딩작업과 골조작업을 모두 할 줄 알아야 한다.


▲ 힐티 매거진 공구. 경량철골 작업자에겐 빠질 수 없는 공구 중 하나다.


내가 이 일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육체적인 노동보다는 벽 사이에 삽입되는 단열재와 석고를 재단하면서 생성되는 먼지였다. 특히 그린비바와 그라스울이라는 단열재를 재단하면서 나오는 미세한 먼지는 더운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자연스럽게 방진마스크를 착용하게 만드는 존재였고, 목에 붙는 먼지는 땀과 섞여 살을 파고드는듯한 따가움을 동반했다.


 


경량철골 일은 기공이 되더라도 다른 노가다 기공과 달리 최대로 받을 수 있는 임금이 그렇게 높지가 않다. 오야지라 불리는 팀장이 되어 내가 직접 일을 따야 그나마 돈이 되는데 요즘엔 경기불황으로 인해 일을 따는것도 쉽지가 않아 단가가 많이 내려가는 추세이다. 하지만 기술이란게 배워놓으면 먹고 사는데는 지장이 없을것이다.